아내와 이혼을 진행중인데 모든 것이 당하는 입장이라 서로 많은 시간을 이야기를 들어주는 교회의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다보니 우리 가족과 친해지고 남편과도 같이 친하게 지내 저녁도 같이 자주하면서 울기도 하고...서로의 고통을 나누곤 했다.

이민자로 늦게 시작한 우리보다 일찍 미국 생활을 했던 그는 이혼 즈음에 정리할 것들이 많았고 그 중에 하나가 대궐같은(내 눈엔 그래 보였다) 집을 정리하면서 그의 아내가 기르던 강아지를 우리 집에 잠깐 맡긴 때가 있었다. 모두가 삶의 의미를 잃고 서로를 바라보기도 힘든 시간에 그렇게 우리 "위니"가 우리에게 왔다. 처음엔 "잠시"였는데 오랫동안 있다보니 결국은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마치 하늘나라간 아들이 우리에게 힘든 시간을 이기라고 보내준 것같은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위니는 한살을 넘기면서 우리 집에 선물로 와서 15살이 되었다. 

어제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파하는 위니를 보느라 온 가족이 잠을 설쳤다. 

내가 어릴 적에  우리집은 개를 키우곤 했는데 그 때는 마당에서 자고 먹는 개들에게 그렇게 많은 일을 해야하는지 몰랐기에 이를 닦고 털을 자르고 하는 일이 서툴러서 공부하면서 위니를 돌보았다. 

그러나 이가 많이 나빠서 염증이 생기고 잠시 관리하지 않았던 기간에 귀에 염증이 생겨서 우리 집에 오면서 참으로 많은 일들을 치루어 내었다. 그러면서 위니와 나는 점차 회복이 되어갔고 우리 집에도 잃었던 웃음이 조금씩 피어났다.

위니는 2년전부터 숨을 쉬는게 거북한 듯하여 병원에 갔더니 심장에 물이 고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수술이 답인데 나이가 많아서 약으로 치료를 해보자고 했다. 

우리 가족은 모두 수술에 대한 위니의 고통을 생각하니 약물 치료가 낫다고 결정을 했고 그렇게 2년을 버텨왔다. 

위니의 앓는 소리는 가슴이 찢어진다. 

나만 그런게 아닌지 우리 가족을 모두 일어나 위니를 바라보면서 편해지길 기도한다.

아들이 가고 위니가 아들의 빈자리를 메워 우린 그 지옥같은 시간을 지나왔다. 울다가 불면증에 시달리다가 지난 시간들이 이젠 아득한 전설의 이야기같기도 하다. 하나님은 망각할 수 있는 축복을 주셔서 눈물이 쏟아지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

위니가 그 시간을 함께 했고 이제 그도 우리를 떠날 시간이 다가오니 자다가도 잠이 깬다. 

우리에게 이런 인연이 정말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지만 그것도 나의 욕심인 것을 안다. 

사랑하는 우리 위니, 정말 고통없이 내 아들이 있는 그곳으로 가서 우리의 소식을 아들에게 알려주길 바란다. 

그리고 인간엄마인 나의 소원은 3년만 더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매일 아침에 출근하려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문 앞에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바라보는 위니를 생각하면서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