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남아프리카 전역에 걸쳐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노선을 따라 4~5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마다 작은 부락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곳이 농경지역의 중심지였죠.
거기엔 역과 우체국, 호텔도 들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곳에든 상점이 있죠.
(이 '상점'이란 모티브는 이 소설 전체에서 대단~~~히 중요하니 꼭 기억해 두시길요)
상점은 남아프리카 전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 추억을 되살려 주는 곳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상점 주위에 모여 있기 때문이죠.
상점에는 술도 있고요,
일주일에 두 번씩 오는 오편차도 있고요.
붉은 먼지 속 개들이 어슬렁대고
눈알을 번득이며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흑인 원주민들도 있죠.
(이 장면도 꼭 기억하세요. 이 소설의 결말에서 이 장면이 겹친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이제, 드디어 메리가 소개됩니다.(지난 회 첫 문장에서 살해된 그 메리이자 이 소설의 주인공요)
메리는 양친이 남아프리카 태생이고 영국에 가 본 적 없지만
메리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향'이란 영국을 의미합니다.
그건 상점 때문이었죠.
영국에서 오는 우편물이 늘 상점에 도착했고 메리는 우편차를 보기 위해 상점으로 달려갔거든요.
상점은 메리에게 인생의 중심이었습니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상점에 가서 식료품을 샀고
또 아버지가 술을 사오는 곳이기도 했죠.
늘 술에 취한 아버지를 어머니는 못마땅해하며 무관심하게 대합니다.
그러다 메리의 언니와 오빠가 이질로 죽고 집안은 먹여 살릴 아이가 메리만 남게 되면서
부모는 잠시나마 사이가 좋아졌고
그 시기는 메리에게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참담한 아이러니죠)
메리는 기숙학교에 입학하면서 부모와 성냥갑만 한 집을 떠나게 돼 행복해집니다.
그녀는 열 여섯에 학교를 나와 소도시의 사무실에 취직합니다.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는 먼 곳으로 이사를 가서 메리는 사실상 외톨이가 됩니다.
그러나 메리는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았죠.
아버지는 메리가 스물다섯이 되던 해 세상을 뜹니다.
그로 인해 메리는 생각하기 싫은 어린 시절의 굴레에서 벗어나죠.
성냥갑만 한 집, 찢어지는 듯한 기적 소리, 먼지, 부모의 불화...
자유다!
메리는 아주 행복합니다.
메리는 푸른 눈동자에 날씬한 몸매로 '리즈' 시절을 맞습니다.
서른이 되면서 메리는 사장의 비서가 되면서 돈도 상당히 벌게 되죠.
그녀는 전형적인 남아프리카의 백인여성이 된 거죠.
두드러지는 점은 전혀 없는 평범 그 자체.
직장 여성 회관에서 생활하는 메리는 그곳에서 꽤 중요한 인물이 됩니다.
일단 나이가 많고요.
입이 무겁고 초연한 성격이었으니까요.
메리는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펴이었지만 그녀는 남자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준 트라우마 때문이기도 하겠죠?)
메리는 나이 서른에도 사랑 한 번 못해보았고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해
머리를 길게 기르고 옅은 색의 여학생용 드레스를 입고 다닙니다.
좁은 집에서 한밤중에 '보거나 듣지 않아도 될 일'들을 많이 경험해서
남자와 잠자리 갖는 것도 혐오하게 되었고요.
어느 날, 메리는 결혼한 친구의 집에 초대되었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베란다에 앉아 있으려니 거실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뒷담화'하는 이야기가 들렸죠.
-메리도 한물갔어. 피부도 거칠어졌고 몸도 야위어가고.
-결혼은 나이 많은 사람하고 해야 될 거야. 한 쉰 정도? 아버지뻘 되는 남자가 어울릴걸?
결정적으로 메리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던 말은 이겁니다.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거 같아. 결혼하곤 담을 쌓았다니까.
나사가 빠지다니...그게 무슨 뜻이지...
사실, 메리의 첫 번째 남자라고 할 만한 사람은 쉰 다섯의 홀아비였죠.
메리는 그에게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그가 구혼하고 메리가 승낙하자 메리에게 키스하려 했고
그때 메리는 그곳을 뛰쳐 나오고 맙니다.
메리는 곧 남자에게 사과했지만 때는 늦었습니다.
그런 메리 앞에 운명의 남자, 리처드 터너가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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