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가 살던 소도시에서 리처드의 농장은 아주 멉니다.메리는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까워진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휴대용 축음기로 댄스음악을 들으며 그늘 밑에서 하루종일 앉아 있는 것도
자연과 가까워지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메리는 꿈에 부풉니다.
어떤 생활이 펼쳐질지 전혀 모르기 때문이지요.
마침내 차가 멈춰섭니다.
메리는 차에서 내려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방은 무척이나 작고 낮아 보입니다.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르고요.
메리는 실망감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미소를 띱니다.
리처드는 그런 메리를 보고 흐뭇해하지요.
메리는 리처드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견 모성애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리처드가 지난 날을 성공담처럼 늘어놓자 괴로운 과거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메리는 다시 과거 어린 시절의 집으로 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느낍니다.
-옆방으로 가요.
옆방은 침실이었죠.
일이 끝났을 떄, 메리는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난폭하고 큰 고통이 따를 것이라 여겼지만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아 마음이 놓입니다.
선천적인 모성애로 자신을 리처드라는 한 미천한 낯선 남자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생각하며
메리는 리처드를 보호해 주려는 듯 그의 손을 꼭 잡은 채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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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책/민음사, 이태동 옮김,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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