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8월에서 9월로 접어듭니다.메리는 아무 생각도 않고 멍하니 시간을 보냅니다.
모세가 집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모세가 눈에 띄기만 하면 긴장이 되고 압박감을 받죠.
메리는 모세에게 계속 일거리를 주려고 애를 씁니다.
모세는 메리에게 복종하지만 무심하고 냉담하게 그녀를 대합니다.
메리가 제대로 닭을 돌보지 않아 닭장이 텅텅비고 계란도 바닥 납니다.
메리에게 깨어있는 정신이 있다면, 오로지 모세에게 온 신경이 갑니다.
어느날, 모세가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합니다.
메리는 하인이 그만둘 때마다 화내는 리처드를 떠올리며 마음이 무겁습니다.
모세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래서 붙잡아두려 안간힘을 썼는데 말이죠.
메리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한동안 두 사람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참 뒤 모세가 다가와 메리를 빤히 바라봅니다.
마침내 메리가 두려움에 떨면서 말을 하죠.
-가면 안 돼!
모세는 물이 든 컵을 가져와 메리에게 건넵니다.
-가면 안 돼!
모세는 메리의 입술에 컵을 갖다댑니다.
-마셔요.
메리는 고분고분 모세의 말을 듣습니다. 모세가 메리의 어깨를 잡고 침실 쪽으로 데려갑니다.
모세는 메리를 침대에 눕히고 문에 걸린 코트를 내려 발에 덮어줍니다.
모세가 밖으로 나가자 메리는 마냥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잠이 들었다가 깬 메리는 조금 전의 일이 생각나서 공포를 느낍니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오열합니다.
메리는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열하는 동안 마치 아버지처럼 말하던 모세의 단호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집에 돌아온 리처드는 메리의 안색으 보고 걱정합니다.
-그냥 피곤해서 그래요.
며칠 수 모세가 메리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쏘아붙입니다.
-부인이 있어달라 하니 있겠어요. 부인이 방해하면 나는 갈 겁니다.
이제 두 사람 사이에는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메리는 모세 앞에서 무력함을 느낍니다.
메리는 점점 모세를 피합니다.
예전에는 모세가 한 일을 죄 검사했지만 제는 집안일을 전부 맡겨 버립니다.
메리는 계속 꿈에서 모세를 봅니다.
그가 그녀의 몸에 손을 대는 순간 공포에 질려 깨어나곤 합니다.
두 사람은 마치 조용한 결투를 벌이는 것 같습니다.
메리는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망상에 사로잡혀 두려움 속에 약해질 대로 약해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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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그렇게도 무시하고 경멸하던 흑인 원주민 모세에게 연정을 품게 됩니다.
메리는 그 마음을 부인하고 또 부인하지만 온 신경이 그에게로 쏠립니다.
남편인 리처드가 죽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꿈속에서 메리는 리처드의 죽음이 반갑기만 합니다.
메리 자신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줄달음치는 마음-.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세는 여전히 메리에게 냉담하지만 의미있는 말을 남기기도 합니다.
메리와 모세의 조용한 결투는 어쩔 수 없는 '사랑'인 걸까요.
메리는 어째서 모세에게 연정을 품게 된 걸까요.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우리의 본능-.
그건 우리가 원하는 방향과 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나 봅니다.
과연 우리 '마님', 메리는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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