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에 의해서건 선택에 의해서건 이웃 때문에 번거로움을 겪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왈가왈부한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도면 마음이 편치 못하고 기분이 몹시 언짢은 법니다. 마치 잠을 자던 사람이 깨어나 보니 침대 주위에서 낯선 사람들이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민음사, 287p)
메리의 동네 사람들 중에서도 찰스와 그 아내인 슬래터 부인은 리처드의 농장을 탐냅니다.
그래서 리처드가 파산하기만 기다리죠.
그러나 리처드는 희망이 없어 보이면서도 희한하게 버텨냅니다.
-내게 농장을 팔지 그래? 후하게 쳐줄 테니.
-그럼 이제 어디로 가라고요?
-도시로 가. 자네는 농사에 맞지 않아.
-난 끝장을 보고 말 겁니다.
찰리는 식사라도 하고 가라는 리처드의 말에 응낙합니다.
메리는 모세에게 오렌지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오렌지는 다 떨어졌어요.
그 말투에 자기 만족과 의식적인 힘이 담겨 있어 찰리는 순간 숨 막힐 듯한 충격을 받습니다.
메리를 쳐다보니 두려운 표정이 떠올랐지요.
찰리는 뭔가 낌새를 알아차립니다.
-저 하인을 둔 지 얼마나 됐나?
-사년 정도 됐어요.
-왜 저놈을 없애 버리지 않는 거지? 왜 저놈이 부인에게 그 때위로 얘기하게 두는 거야?
그러고 리처드는 모세에게 고함을 칩니다.
-꺼져! 가서 일이나 해.
그 후, 찰리는 어서 농장을 떠나라고 리처드에게 말합니다.
모두 '자네 부인'을 위해서라고 하면서요.
찰리에게는 나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너희는 동료 백인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깜둥이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기어오를 거라 여기는 거죠.
리처드는 지금처럼 지내면 안 된다며 리처드에게 충고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러고 보니, 리처드는 메리가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걸 깨닫습니다.
메리에게 생기가 도는 순간은 모세가 일하려고 방에 들어올 때뿐입니다.
메리는 모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그러나 리처드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기력이 너무 없었으니까요.
찰리는 그때부터 리처드의 아내가 쉴 수 있도록 사람을 구하러 다닙니다.
마침 영국에서 갓 건너와 일자리를 구한다는 청년을 만납니다.
그렇게 영국 청년, 토니 마스턴이 리처드의 농장 관리자가 됩니다.
마침내 찰리는 리처드를 설득하고 울말 경에 리처드는 농장을 넘기고 떠나기로 합니다.
그동안 토니는 리처드에게서 농장 일을 익히기로 합니다.
토니는 리처드가 측은하게 여겨집니다.
토니가 보기에 메리는 어딘가 정신 나간 여자로도 보입니다.
떠나기로 한 날을 일주일 남겨 둔 어느 날, 리처드가 점심을 먹다가 메리에게 묻습니다.
-짐은 좀 꾸렸소?
메리는 아무것도 해 놓지 않은 상태였죠. 식사 후 리처드가 직접 짐을 꾸리기 시작합니다.
메리도 마지못해 거들지만 이내 다시 멍한 표정으로 주저않습니다.
-저 여자는 완전히 신경쇠약이야.
어느 날, 토니는 집에서 잠을 자다 갈증이 나서 잠을 깹니다.
물을 가지러 가려고 메리의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물을 마시고 병에 물을 채운 토니는 나가려고 하다가 문득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 순간, 토니는 너무도 놀란 나머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합니다.
과연, 방 안에서 펼쳐진 장면은 무엇일까요?
토니는 무엇을 목격한 것일까요?
( 이 소설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극적인 장면을 다음 시간에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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