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엇은 존에게 전화를 겁니다.존은 그 즉시 벤의 집으로 달려왔죠.
해리엇에게서 있었던 일을 다 들은 존이 벤의 방으로 올라갑니다.
해리엇은 문밖에서 이야기를 듣습니다.
-넌 제 자신의 힘을 몰라. 그게 문제야.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건 나쁜 일이야.
네가 사람들을 다치게 하면 그들이 너를 다치게 할 거야.
존은 벤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어디론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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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엇은 벤을 런던으로 데려갑니다.
길리 박사를 만나기 위해서죠.
벤을 검사한 길리 박사는 해리엇을 똑바로 보면서 말합니다.
-문제는 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있습니다.
당신은 그 애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죠.
해리엇은 기가 막힙니다.
-브래트 박사가 당신에게 그랬군요.
-그래요, 로바트 부인. 그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시겠어요?
우리가 복권 추첨에서 무엇이 나올지를 선택할 수 없듯,
아기를 갖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선택할 수 없어요.
당신이 해야 할 첫번째 일은 자신을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전 제 자신을 비난하지 않아요.
해리엇은 그간의 설움이 폭발하는 것 같습니다.
-벤 위로 네 아이를 낳고 나서 아무도 내게 '이렇게 멋진 아이들을 갖다니 넌 정말 대단해'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벤에 대해서는....절 죄인 취급한다고요!
-당신은 벤이 똑똑하지 않다는 사실을 혐오하지요?
해리엇을 길리 박사의 물음에 한숨을 내쉽니다.
-당신은 벤이 완전히 정상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 애는 정상 범위 안에 있어요. 느린 아이들이 나중에 따라잡기도 합니다.
해리엇을 간호사더러 벤을 데려와 달라고 합니다.
벤이 나타났죠.
아이는 어깨를 구부리고 무릎을 굽힌 채 가만히 서 있습니다.
눈은 흐릿한 돌덩이 같았죠.
길리 박사가 간호사를 다시 불러 벤을 데리고 나가달라고 합니다.
벤이 나자가 해리엇이 말하죠.
-지금 당신이 본 걸 말해 보세요.
길리 박사는 몹시 불쾌해 보입니다.
-그 애는 인간이 아니지요. 안 그래요?
길리 박사는 한숨을 길게 내쉽니다.
그리고는 '내가 어떻게 하기를 기대하나요?'라는 표정으로 해리엇을 쳐다봅니다.
-고마워요, 길리 박사님. 강력한 진정제를 처방해 주실 수 있나요?
때때로 벤을 제어할 수 없을 때가 있어서요.
길리 박사는 처방전을 써 줍니다.
해리엇은 의사의 얼굴에서 자신이 기대했던 것을 본 느낌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에 대한 정상인의 거부,
이질성에 대한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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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이 학교에 다닌지 일년이 됩니다.
아이는 배우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집의 아이들은 모두 할아버지, 할머니의 집으로 갑니다.
벤은 모든 시간을 존과 함께 보냅니다.
폴은 텔레비전만 보며 지냅니다.
늘 불안해하고 욕구불만에 젖어 있습니다.
해리엇의 가족은 생활 패턴이 정해진 듯 합니다.
미래의 패턴도 그럴 것 같습니다.
루크는 할아버지 집에서 잘 지냅니다.
부유하고 잘나가는 사람들과 잘 어울립니다.
루크는 중간 학기 휴가 때 잠깐 집에 들릅니다.
헬렌도 친할머니 몰리의 집에서 행복해합니다.
제인은 해리엇의 엄마, 도로시가 와서 데려갑니다.
폴은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
-폴을 어떻게 하지?
데이비드가 해리엇에 묻습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까? 저 애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해. 벤보다 더 못해!
적어도 벤은 자기 자신은 되지. 그런데 폴은...
폴은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다닙니다.
폴은 정신과 상담사 집에서 저녁도 먹고 그 집 아이들과 놀기 위해 갑니다.
이제 해리엇은 큰 집에 하루 종일 혼자 있을 때가 있습니다.
저녁이면 폴과 벤이 집에서 TV를 봅니다.
두 아이는 서로를 증오했죠.
한번은 해리엇이 이런 광경을 목격합니다.
폴이 부엌 한쪽 구석에 있는데 벤이 그 목으로 손을 뻗죠.
그 손을 피하려 폴이 온몸을 늘입니다.
벤은 승리감에 미소를 짓더니 해리엇을 쳐다보고는 손을 떨어뜨립니다.
벤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댔죠.
폴은 공포감이 폭발해서 소리를 질렀고요.
폴은 계단을 뛰어 올라가면서 미끄러지고 넘어집니다.
해리엇은 무섭게 말합니다.
-만약 네가 그 짓을 한번만 더 하면...
-불쌍한 벤.
벤이 그렇게 중얼거립니다.
벤이 학교를 졸업하기 2년 전에, 존이 벤을 떠납니다.
맨체스터에 있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한 자리를 얻었거든요.
-나는 함께 갈 수 없는 거야?
-우리 부모를 만나러 올때 너를 보러 올게.
벤은 주멋을 내밀며 이를 갈았습니다.
-벤. 나도 어떨 수 없어.
-베리도 가? 롤랜드도? 헨리도?(모두 존의 친구들)
-그래, 우리 넷이 모두
그러자 벤이 정원으로 달려나가 나무 등걸을 차기 시작합니다.
-나한테 하는 것보다 나무가 낫지요.
그러고 존은 영원히 그들의 삶에서 떠나갑니다.
해리엇이 벤을 데리러 학교에 가면
벤은 학교 문에 서서 존이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길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집에서 벤이 보이지 않아 찾으러 나가면
베티의 카페에서 홀로 앉아
문만 쳐다보고 있는 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벤은 하염없이 존과 친구들을 기다립니다.
읽은 책: 민음사, 정덕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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