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이 홀로 앉아 떠난 존과 친구들이 나타날 문가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것을 여러 번 발견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 거리에서 존의 패거리 중 하나가 가게 진열장 밖에 서 있었고
벤은 기쁨의 환성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갔죠.
그 청년은 그저 무심이 "야, 덤보로구나. 안녕, 멍청이."하고 말하고는 돌아서 가버렸습니다.
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온몸이 굳어졌죠.
벤이 이 일을 이해하는 데는 오래 시간이 걸렸습니다.
벤은 해리엇과 폴이 집에 돌아오면 바로 마을 중심가로 달려나갔죠.
해리엇은 벤을 쫓아가지 않았어요.
벤은 돌아올 것이니까요.
달리 갈 곳이 없으니 말이에요.
그러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던 벤을 미아인 줄 알고 경찰이 집으로 찾아온 일도 있었죠.
-아이가 저렇게 돌아다니면 위험해요 납치당할 수도 있어요.
경찰에 말에 해리엇이 말합니다.
-글쎄요. 그 애가 애들을 납치할 가능성이 더 큰데요.
어느 날, 데이비드는 루크의 학교에 크리켓 경기를 보러 가고
해리엇은 헬렌을 보러 학교에 가려 합니다.
벤은 도로시(외할머니)와 집에 단둘이 있게 되죠.
모처럼 집에 온 도로시가 딸인 해리엇과 대화를 나눕니다.
-난 벤이 자기가 우리와 왜 그렇게 다른지 스스로 질문하는지 궁금하구나.
-우리가 어떻게 알겠어요?
-아마도 그 애는 자기와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 어디엔가 더 있다고 생각하겠지
-벤을 보면 생각하게 돼요. 이 지상에서 한때 살았던 모든 다른 사람들, 그들이 어딘가 우리 내부에도 틀림없이 있다고요.
-폭 하고 솟아오르려 대기하고 있지! 하지만 그럴 때 우린 그저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거야.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해리엇은 벤을 요양원에서 데려오는 바람에 가족이 파괴되었다고 자책합니다.
데이비드는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고 계속 말하죠. (아빠 맞음???) ㅠㅠ
-우린 벌받는 거야.
해리엇이 말합니다.
-무엇 때문에?
-잘난 척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가 행복해야겠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행복해서.
-이건 우연이야. 누구나 벤 같은 애를 가질 수 있어. 이건 우연히 나타난 유전자일 뿐이야.(데이비드)
-난 그렇게 생각안 해. 우린 행복해지려고 했어! 그런데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해리엇)
(이 부분이 이 소설의 주제입니다. 행복,을 처음부터 설계했고, 그 설계에 맞추는 게 행복이라고만 여겼던 부부.
행복은 설계를 할 수는 있으나 수많은 변수가 생기는 현실의 삶을,
두 손을 굳게 잡고 헤쳐나가는 '연대감'에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아닐까요.)
-누가 그 돈을 다 대주었지? 당신 아버지야. 우리 엄마도 그래어...우린 단지...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아지기를 원했지.
어느덧 아이들이 모두 자라 1986년 9월, 벤은 열할 살이 됩니다.
학교에서는 뜻밖에도 배움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제아' 벤이 열심히 노력한다는 리포트가 올 뿐,
편지나 전화가 오지는 않습니다.
해리엇은 매일 저녁 벤의 몸에 멍든 데가 있는지 조사했지만 벤은 중학교 생활을 그럭저럭 해나가는 듯합니다.
학교에 간 지 몇 주 안 되어 벤은 학교 친구들인지 덩치크고 머리가 텁수룩한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옵니다.
아이들은 어쩐지 떠난 존을 닮았습니다.
그 중 데릭이란 아이가 있었죠. 열 다섯살이라 벤보다 상급학년입니다.
아이들은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와 먹으면서 TV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왜 이런 큰 아이들이 벤을 좋아할까?
사실, 그 아이들은 학교 갱단이었습니다.
학교의 많은 아이들이 그 단원이 되고 싶어할 정도였죠.
갱단 아이들은 해리엇의 집에 와서 피비린내 나는 프로를 봅니다.
벤은 이 아이들과 어울리느라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어딜 다녀와쌰고 물으면 별 대답이 없지요.
해리엇을 갱단 아이들이 무서웠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면 여섯 명의 아이들이 아침을 먹고 있기도 합니다.
-너희가 자고 싶을 때마다 여기서 잘 수 있는 건 아니야.
-아, 미안해요. 우린 당신이 전혀 상관치 않는 줄 알았죠. 집이 크잖아요."
-여긴 너희집이 아니잖아.
-언젠가는 우리가 이 집을 뺘엇을 거예요.
아이들이 웃으며 대답합니다.
-혁명만 일어나면 우리는....우리는 부자 똥개들을 모두 죽여버리고...
직장에서 돌아온 데이비드가 아홉 명의 패거리들이 티브이를 보는 걸 발견하고 말합니다.
-집으로 가. 너희들 모두.
벤도 그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갑니다.
해리엇도, 데이비드도, 가족 누구도 벤에게 가지 말라고 말하는 이는 없었....습니다.
데이비드는 집을 팔자고 합니다.
해리엇은 주저합니다.
-뭘 기다리는 거야?
-우리가 이 집을 지키는 걸 애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해서...
-우린 애가 없어, 해리엇. 아니, 나는 애가 없어. 당신은 애가 하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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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아이] 도리스 레싱/정덕애 옮김/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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