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이상적이고도 생산적인 일상생활 속에서 낭만이라곤 일도 찾기 어렵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라도 설렘과 작은 낭만을 마음에 담아보고자 하는 욕망으로 가득한데 말이다. 

모든 삶에는 낭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낭만이란 뭘까?

뜬금없이 마음이 시리고 슬픈 날도 그 기분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질 때도 있다. 나에게 낭만이란 은은하고도 아름다운 그 어떤 것이다. 아름다운 것은 때로는 여리고 슬프고 비밀스럽다. 

공기와도 같이 손에 잡히지도 않을 가냘픈 감정들을 하나하나 풀어본다.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것 마냥 글 쓰는 일은 내 마음을 따뜻하고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스스로의 생각에 집중하고 본인이 느끼는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 이보다 더 낭만적인 일이 없다. 

또 이와 같이 낭만적인 사람을 마주하게 되면 얼마나 큰 감동을 받는지 모른다. 

누군가가 낭만은 언제나 비생산적이라고 말했던가. 

동감한다. 꿀을 한 스푼 퍼먹는 것 마냥 달콤함을 삼켜버리는 순간 내손에 남아있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오로지 낭만만이 줄 수 있는 신비로운 힘이 있지 않은가. 낙엽 하나 떨어지는 풍경 만으로도 사람의 인생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나만의 낭만을 찾아가는 과정 만으로도 값을 매길 수도 없는 행복을 맛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의 은은하고도 아름다운 그 어떤 것에 집중해본다.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