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의 꽃은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인 것 같다.

많은 인연들이 스쳐지나 갔지만 그 중 특별히 언급하고 가야 할 사람은 이번 트레킹에 함께 한 친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나와 친구는 이번 여행에서 얼굴도 처음 봤고 산행도 첨이다.

친구는 뉴져지에 나는 버지니아에 산다.

이번에 트레킹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둘이 어떤 사이냐고 물었다.

중년의 여자 둘이 온 사람들이 드물기에.

우리는 4-5년전 MissyUSA를 통해 만났다.

친구가 산행에 대한 포스팅을 했고 난 댓글을 달다 랜선 친구가 되었다.

우리 둘은 다른데는 관심없고 산행에 대한 예기만 나눴고 서로의 산행에 대해 응원하는 사이가 되었다.

3년전, 내가 네팔에 솔로 트레킹을 간다 하니 친구도 같이 가고프다하여 같이 가기로 했는데 코비드를 만나 물거품이 되었고 이제는 여행 규제가 풀려 같이 동행할 수 있게 되었다.

7박8일의 ABC + POON HILL의 트레킹이 끝난날, 네팔 포카라의 한국식당 "산촌다람쥐"에서 우리는 삼겹살로 무사산행 회포를 풀게 되었다.

쥔양반은 40대 초반의 여자분이었는데 우리에게 본인의 가게에서 파는 수제 맥주를 한잔 사주겠다고 하여 시원하고 맛난 맥주로 목을 축이게 되었다.

쥔양반은 우리의 사이를 무척 궁금해 했고 10여년을 그곳에서 지내면서 많은 한인 트레커들이 트레킹 도중 많이들 싸우고 내려오는 모습을 봤는데 우리들은 첨 만난 사이에 이렇게 다정하게 피날레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생소하다고 하였다.

우리는 서로가 각자 많은 곳에서 산행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폐를 안끼치는 매너를 각자 습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유니크한 성격은 인정하되 선을 안넘는 범위내에서 서로 배려하고 동지애를 가지고 산행을 하였기에 가능했다고 답했다.

말이 나온김에 산촌다람쥐의 여쥔장 예기를 안할 수가 없다.

서글서글한 외모에 너무 예쁘고 젊은분이 가게 주인장이라 하니 어떻게 이렇게 큰 가게를 그것도 네팔에서 하게 되었냐고 물었다.

대학, 대학원때에도 인도에서 살 정도로 이쪽 동양의 정서와 문화가 본인과 잘 맞아 30대 초반부터 여기 네팔에서 둥지를 틀었다고 한다.

그녀는 첨보는 우리에게 맥주도 살만큼 붙임성이 좋은 것으로 보아 아마 사업도 이렇게 잘 하는것 같다.

일하는 젊은 네팔리들도 주인장을 닮아 싹싹하게 일을 잘했다.

들어보니 후한 쥔장의 월급 덕분인걸 알았다.

역쉬 그녀는 멋졌다👍

이번 트레킹에 함께한 또 한명을 언급 안할수가 없다.
가이드겸 포터 Anil.
이번 여행은 그로 인해 세명의 동참자가 되었다.

28세의 젊은 네팔리로 5년은 포터로 5년은 가이드겸 포터로 일한 통합 10년차 베테랑이다.

그가 한국어를 하게 된다면 더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우리들은 그에게 동기부여를 주었다.

앞으로 한국어도 잘하여 더 많은 한국 손님들을 받을 수 있게 한국어 학교를 등록하고 K-드라마도 많이 볼거라고 했다.

밝고 명랑한 내 친구와 가이드는 서로 정말 궁합이 잘 맞아 트레킹 내내 한국어를 가르치고 복습시키며 그 와중에 Just kidding 이란 한국말 "농담"을 가르치면서 즐겁게 산행을 할 수가 있었다.

우리도 "비스따리 비스따리(천천히 천천히)"
"잠잠(렛츠고우)"
"디디(sister), 바이(brother)"
"단야밧(thanks)"
"나마스카(윗어른들에게 인사)" 등등을 배우며 올라갔다.

ABC를 마친후 푼힐로 가는 도중에 만난 양평에 사신다는 언니는 덴버에서 오래살다 한국으로 들어가셨는데 이번에 32일간의 히말라야 여행 일정을 갖고 ABC로 가는 도중에 우리를 만나 이런 저런 예기를 하다보니 가까워져 전번을 교환하고 한국에 가면 만나기로 하였고 우리는 트레일 한가운데서 릿쌈삐리리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흥겨운 시간도 가지고 사진도 찰칵!!😉

미국에서 오랫동안 산 한국사람들의 고유한 문화가 서로 맞아떨어져 우린 그렇게 트레킹 중 한 부분에 서로를 기억하는 사이가 되었다.

푼힐에서 포카라로 내려오는 트레일에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계속해서 만나는 3명이 있었는데 마지막 쉬는곳에서도 또 만나 합석할 기회가 있었다.

그분들의 포스가 보통분은 아닌것 같았는데 아니나달라 한분은 갤러리를 운영하시고 한분은 한국의 유명한 CF 감독이셨다.

그 유명한 브라보콘과 쿠쿠다스를 찍으신 감독님.

한국에 나오면 본인이 운영하는 Pub에 놀러 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을 만난 예기로 나의 안나푸루나 일정 예기는 끝을 맺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포카라에서 카투만두로 오는 국내선 뱅기에서 같이 한 네팔리 스튜어디스에게 공항에서 가까운 좋은 호텔을 소개시켜 달라 하였더니 " The Kathmandu Hotel "을 알려주었다.

택시를 타고 그 호텔에 가자고 했는데 택시기사가 우리보고 어디서 왔냐고...

그래서 우리는 코리언-아메리컨이라고 그랬더니 왜 타멜을 안가냐고...

우리가 가는 그 호텔은 한적한 곳에 있어 쉬기는 좋지만 투어리스트들에겐 타멜이 최고라고, 그 가격에 타멜에 가면 좋은 호텔이 많다며 계속 예기를 하길래 그럼 싸고 좋은 호텔에 델다 달라고 하여 우리는 네팔의 마지막 밤을 타멜의 어느 한 호텔에 묶게 되었다.

우리도 약간의 타멜에 대한 궁금증이 없진 않았기에...

그러나 우리들은 포카라에서 출발할때부터 귀찮니즘으로 카투만두에 가면 공항 근처 호텔에서 쉬기로 했었었다.
둘다 도시 관광은 매력이 없었기에.

네팔리가 한다는 한인식당중 리뷰가 좋은 곳이 호텔 근처에 있기에 가서 탕수육과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고 우리는 내일도 그냥 호텔에서 쉬기로 합의를 봤다.

매연과 사람들과 오토바이가 섞힌 정신없는 타멜거리가 우리에겐 매력이 없었다.

이미 샤핑은 포카라에서 끝났기에 샤핑할것도 없었다.

담날 아침, 친구는 간밤에 핫프레쉬로 잠을 못잤다고 하여 나만 아침을 먹기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다.

한국인인것 같기도 하고 대만사람인것 같기도 한 중년 남자가 혼자 밥을 먹고 있었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굿모닝"이라도 할텐데 눈한번 꿈쩍도 안하길래 나도 혼자 앉아 밥을 먹고 있을때 친구가 내려왔다.

한창 예기중, 그 남자분이 한국분들이냐고 인사를 한다.
그래서 혼자 오셨다고 물으니 혼자라고 하길래 그럼 앉으시라고...

한국에서 안식년을 맞아 네팔에 여행을 온 교수님이셨다.

우리와 같은 코스로 산행을 마치셔서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트레킹으로 이어졌다.
그리곤 벤프, 쟈스퍼, 파타고니아, 유럽 등등..

우리의 일정을 들으시고 난 후, 한국에서 대한항공 타고 오시는 분들이 포카라에서 아침 뱅기로 와서 타멜에서 꼭 들렸다 가는 관광코스를 꼭 가보라고 하시면서 본인은 일주일 채 타멜에서 지내서 다 봤다고 하면서 우리가 원하면 그곳을 갈수 있게 길을 안내해 주시겠다고 하신다.

이렇게까지 관광의 기회가 열려졌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어서 우리는 교수님을 따라 그 거미줄같은 미로를 빠져나가 Kathmandu Durbar Square에서 관광을 할 수 있었다.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난 우리의 경복궁이 훨씬 더 멋졌다.

우리는 하이커들이라 그런지 문화재에는 별감흥이 없어 빨리 투어를 끝내고 교수님이 꼭 가보라고 하던 선물가게 " Woven "을 들렸다.

역시 달랐다.
나는 고양이가 수놓여진 예쁜 네팔리 크로스백을 하나 건지고 기뻐서 룰루랄라 거리며 호텔로 되돌아왔다.
난 냥이 집사다...🤭

교수님 덕분에 아마 이번이 마지막 방문이 될지도 모르는 네팔에서의 관광도 하고 기억에 오래 남을 가방을 사갖고 오게 되어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어제 호텔로 데려다줬던 택시 기사가 오늘 1시에 데릴러 온다하여 그 시간에 맞춰 도착하여 점심으로 컵라면으로 먹으려 하는 순간 택시기사분이 나타났다.

20여분이나 일찍 나타난 기사분은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공항에서 오는 외국손님을 태우면 바가지 요금이 가능하기에..ㅎㅎ

택시비가 8불인데 팁을 2불 주니 갑자기 택시 기사 입이 귀에 걸린다.

덩달아 나도 2불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다...ㅎㅎ

카투만두에서 인도 델리를 거쳐 버지니아로 가는데 델리에서 레이오버가 8시간이다.

우리는 공항내에 있는 요가센터에 들어가 요가메트를 깔고 노숙자 포즈를 하고 들어눕는다.

13일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우리의 여정이 이제 막을 내리려 한다.

우리의 여정을 위해 많은 분들이 염려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 너무 감사드린다.

나의 부족한 여행 일지가 또 다른 하이커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되었음 하는 바람으로 두서없이 쓴 글이라 허접하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특별히 이번 일정을 함께 해 준 친구 K에게 너무나 감사한다~🩷

앞으로 미씨에서 더 많은 하이커들을 만나 같이 산행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음 좋겠다.

*저랑 소통하고 싶으신 분들은 쪽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