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블라스 거리(La Rambla)

보케리아(La Boqueria) 시장

바르셀로나의 지붕 몬주익(Mont Juic) 언덕,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경기장, 카탈루냐 미술관과 점검 중이라 작동하지 않은 마법의 분수

카탈루냐광장 외 시내 이곳저곳에서...

마지막 영상 하나를 남겨두고 게으름을 피웠다. 너무 많은 것들이 아직도 살아서 내 눈 앞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정말 원하던 것을 가진 후 맛보는 보석같은 감정을 비밀스럽게 감추어숨겨두려는 욕심이었을까. 내가 보고 느꼈던 것들을 차곡차곡 내 머리 속에 가슴 속에 쌓아두는 작업이 어려웠던 것같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내가 본 모든 것들을 보고나서도 그 실체가 믿기지 않았다. 현재진행형인 건축의 현장에서 눈 앞에 그 빛이 고스란히 비춰지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어떻게… 이렇게…

신비로움과 경외로움으로 가늠이 되지 않는 천재의 예술성의 한계는 신에게 다달아서야 답이 나올 수 있었다.

사그라나 파밀리아는 1882년에 건축이 시작되었다. 안토니 가우디 서거 1926년에는 25% 정도만 완료된 상태였다. 2024년 현재 142년째 건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가우디 서거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 예정이다. 생전의 가우디는 내 의뢰인(하나님)께서는 서두르지 않으신다고 말하며 완공 속도보다 완벽한 건물을 짓는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렇게 140여년째 지어지고 있다.

나무와 꽃을 닮은 기둥과 천장, 스테인드 글라스가 햇빛에 비치면 빨강 주홍 노랑, 파랑 연두 초록의 빛들은 무지개빛으로 성당안을 가득 채운다.

나는 바르셀로나의 볼거리들을 한 발짝 두 발짝 걸어서 찾아다녔다.

겨울을 향해가는 바르셀로나의 서늘한 바람과 흐린 하늘은 홀로 거니는 나에게 제대로 운치를 더해주었다.

어쩌면 한 시간 더 오래 두시간 가다가 쉬다가 다시 걸으며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보지만 뜻밖의 다정하고 친절한 손길을 마주하게 된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재촉하는 시간이 되었다.

먼 나라 이집트와 모로코 그리고 스페인, 세계는 넓고 멀지만 거기 살고 있는 나와 닮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에도 나는 다시 떠나는 길을 예정하고 만다.

2023년 시월에 떠나 십일월에 돌아온 여행에 함께 해주신 소중한 나의 벗들, 보고 듣고 같이 공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