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8 부터 10일까지 2박3일 퀘벡에 다녀왔어요.

바로 아래에 쓴 버몬트주 단풍여행을 마치고 뉴햄프셔를 거쳐서 퀘벡으로 운전해서 갔습니다.

캐나다 국경에서는 여권이랑 영주권카드만 확인했어요. ArriveCan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물어보지도 않더라고요.

퀘벡에서 숙소는 올드퀘벡 성곽 바로 밖에있는 에어비앤비에서 묵었어요.

이 숙소가 참 좋았던게, 가까이 파킹장을 제공해주고 걸어서 올드퀘벡에 갈수도 있고 창문으로 리버뷰가 보여서 만족스러웠어요.

가격은 하룻밤에 170불 좀 안됐고요, 개인 화장실과 아침밥을 제공해주는 하숙집같은 곳인데 건물과 인테리어가 너무 예쁘고 퀘벡부부가 아침도 진짜 맛있게 차려줘서 정말 맘에 드는 숙소였어요. 구글에 Jacques Et Sylvie quebec 치면 나올거에요.

첫째날엔 오후에 도착한지라 대충 짐을 풀고 올드퀘벡을 걸어서 구경다녔어요. (올드퀘벡은 규모가 크지 않아서 하루 정도면 모두 걸어서 둘러보실수 있어요.)

- 멀리서부터 존재감 넘치는 샤또 프롱트낙 호텔 (Chateau Frontenac)이 보이고, 많은 한국인들에겐 도깨비 드라마로 알려진 곳 이라 뭔가 경치가 낯설면서도 익숙했어요. 가는길에 한인여행사 버스가 보이더라구요.

- 조금 걸으니 바로 쁘띠 샹플랭 거리(Petit Champlain)가 나왔어요. 푸른색의 퀘벡주 깃발도 보이고, 메이플 태피를 만들어 파는 상점도 보였는데 그게 snow를 많이 묻힐수록 맛있는 캔디라던데 실제로 보니 그냥 얼음위에 메이플시럽을 붓고 순간적으로 굳혀 돌려말아 만드는 사탕 이였어요. 달달하고 맛있다던데 저는 대충보고 그냥 지나가 버렸네요.

- 샹플랭거리엔 fresque du petit-champlain이라는 벽화가 있는데요, 실물크기로 창문까지도 정면의 창문과 똑같은 디자인으로 그려져 있어요. 이 작품은 퀘벡의 항구지역인 캡블랑에 살던 노동계층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성벽아래로 나무들을 많이 심어놓아 안전하지만, 예전에는 나무를 다 베어서 유럽에 보냈기에 어느날 벽이 무너지면서 아래길에 살던 많은 노동자들이 죽었다고 해요.

- 조금 더 걸으니 동양인들이 모여서 어떤 빨간 문 앞에서 사진을 찍더라고요. 바로 알았죠 아 이게 도깨비 문 이구나. ㅎㅎ 저는 한국인들만 알줄 알았는데 외국인?들이 먼저 알고 문 앞에서 사진을 찍길래 좀 놀랐어요. 저도 기다렸다 사진을 몇방 찍고 다시 걸었습니다. 

- 이 길엔 cochon dingue라는 식당도 있었는데요, 이 식당 앞에 실물 크기의 아기돼지 모형이 너무 귀여웠어요. 이곳이 한국에까지 돼지요리로 유명한 가게라고 하는데 저희는 들어가보진 못하고 돼지와 사진만 찍었습니다. 맞은편인가엔 lapin saute라는 식당도 있는데 여긴 또 토끼고기로 유명한 가게라네요.

- 그리고 바로 로얄 (루와얄) 광장 (place royale)이 보였어요. 아기자기한 건물들에 둘려싸인 광장인데 옛 북미인디언들의 물물 교역 장소 였대요. 광장에는 당시 프랑스 황제였던 루이 14세의 흉상도 있어요. 

- 승리의 노트르담 교회 (nortre dame des victories church)도 이 광장에 있고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사진찍느라 바빴어요. 승리의 교회는 북미 최초의 석조교회 인데 디카프리오 주연의 캐치 미 이프 유 캔 영화의 마지막씬을 이곳에서 촬영했대요. 안에도 들어가 봤는데 생각보다 아담하면서도 화려했어요.

- 바로 옆을 돌면 또 다른 프레스코 벽화 (le fresque des quebecois)가 있어요. 5층건물에 실물크기의 엄청 큰 벽화인데 이 벽화에 그려진 사람들 중 퀘벡 역사에 중요한 인물들이 15명이 있대요. 퀘벡에는 이런 벽화가 많은데 이곳의 겨울이 너무 추워서 북쪽으로는 창문을 아예 내지 않았고, 그래서 이 밋밋한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게 이 벽화의 기원이라고 해요. 마침 이 벽화 앞에서 열심히 설명을 하는 한국인 가이드와 여행객들이 보였어요. 어찌나 재밌게 설명을하고 사진을 찍어주시는지, 남편이랑 옆에서 잠시 구경했어요. ㅎㅎ 

- 이쯤되니 날이 저물어가고 점점 꽤 추워졌어요. 바람이 불고 비도 좀 와서 저녁을 먹으려는데 왠만한 좋은 식당은 다 예약이 꽉 찼더라고요. 뒷길을 걷다가 le buffet de l'antiquaire라는 식당에 줄을 섰어요. 운좋게 오래 안기다리고 들어가서 먼저 맥주를 마셨는데 Boreale blonde라는 퀘벡 맥주였는데 맛있었어요. 거기서 퀘벡 전통음식 poutine이랑 shepherd's pie (감자 미트 파이), 그리고 함박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모두 양도 푸짐하고 맛있었습니다. 푸틴이 퀘벡의 전통요리라서 그런지 전에 밴쿠버에서 먹었던 푸틴보다 훨씬 맛있었어요. 감자튀김에 치즈덩어리랑 그레이비를 얹은건데 에피타이저와 맥주안주로 안성맞춤 이였습니다. 이 곳은 다다음날 보니 주중 아침에도 손님들로 꽉 차 있더라구요. 아침일찍부터 저녁늦게까지 여니 이곳 추천드려요.

- 저녁을 먹은 후에 구경 좀 더 하려 프롱트낙 호텔을 향해 길을 올라가는데 Port Prescott 다리에서 바라본 퀘벡의 야경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강을 끼고 지대가 높다보니 내려다보는 경치가 달빛과 함께 은은하니 너무 분위기 있더군요. 사진을 막 찍어도 예술로 나오고 사람들이 프랑스어를 하고 전통적인 건물들과 좁은 골목들이 캐나다 보다는 프랑스에 온 느낌에 더 가까웠어요. 

- 걸어서 올라가는 길에 목 부러지는 계단 (breakneck steps: LEscalier Casse-Cou) 을 봤는데 이름이 너무 재밌죠? 예전에는 정말 경사가 심해서 오르내리다 다친 사람들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래요. 1635년에 만들어진 아주 오래된 계단인데 나중에 재복원이 되면서 지금은 그렇게 경사지진 않아요. 이 계단은 올드퀘벡의 upper town과 lower town을 연결하는 곳 이고 쁘띠 샹플랭 거리 끝에 있어요. 걸어서 올라가는게 힘이들면 계단 근처에 있는 푸니쿨라 (퓌니퀼레르 Funiculaire)라는 철도 케이블카를 돈주고 타셔도 돼요.

- 프롱트낙 호텔 앞에 도착하니 다름광장 (Place d'Armes)이 있었어요. 광장 한가운데엔 사무엘 드 샹플랭 동상이 있는데 뉴프랑스에 퀘벡시를 건설한 프랑스의 항해사이자 군인이자 탐험가래요. 여기서 관광마차 칼레슈도 봤고, 한국인 관광객도 정말 많았는데요, 마침 토요일이라 그런지 관광버스가 줄지어 있었어요. 거리의 악사가 도깨비 주제가도 연주하고 아리랑도 연주하더군요. ㅎㅎ 

- 이 광장에서 호텔 왼쪽으로 뒤프랭 테라스 Terrasse Dufferin를 지나 언덕을 오르면 도깨비 드라마에 나온 도깨비 언덕에서 쫙 펼쳐진 뷰를 감상하실수 있어요. (저는 여기를 못찾아서 엄청 걸었어요 ㅠ) 이 언덕의 이름은 Pierre dugua de mons terrace 언덕 이에요.

- 그리고 다름광장에서 호텔 앞쪽에 있는 빨간 지붕 식당 쪽으로 가면 트레조르거리 (Rue du Tresor)라는 화가의 골목이 있어요. 거리의 화가들이 모여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곳 이에요. 이 골목을 쭉 걸어서 왼쪽으로 돌면 La Boutique de Noel 이라는 크리스마스 상점이 나와요. 1년 내내 오픈하는곳인데 드라마 도깨비에서 키스신을 찍은 곳 이래요. 그리고 좀 더 걸으면 같은 길에 캐나다의 대표 의류 브랜드 Roots 상점도 있고 Saint James 옷을 파는 부티크 상점도 있는데 생제임스는 프랑스보다 훨씬 비싼거 같았어요. 저는 그래도 캐나다에 왔으니 루츠에서 셔츠 한벌을 건졌습니다. (근데 사실 루츠옷가게는 퀘벡보다 서부 빅토리아점이 훨씬 물건도 많이있고 좋았어요.)

다음날, 차를 타고 강을 건너 맛집 bon matin에 갔습니다. 여긴 정말 로컬들만 오는 곳 이였어요. 관광객은 한명도 안보였고 멋드러지게 스카프를 맨 마치 프랑스 여자들같은 퀘벡여인들을 구경하면서 밥을 기다렸습니다. 근데 오더를 받고 밥이 나오는데에 좀 오래걸렸어요. 음식은 크레페 등 다 너무 맛있었는데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서 우리만 그랬던건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브런치를 먹은 후에 리비 (Levis)동네를 구경했습니다. 여긴 올드퀘벡에서 바로 강건너 보이는 마을이에요. 차가 없더라도 올드퀘벡에서 ferry를 타고 쉽게 오갈수 있어요. 저희도 카 페리를 타고 다시 올드퀘벡으로 가며 뷰를 감상했습니다. 선셋에 이 페리를 타면 퀘벡의 경치를 제일 예쁘게 볼수 있다고 합니다. 가격도 얼마 안했어요. 근데 숙소 주인아저씨가 하시는 말씀에 한겨울에는 강이 얼수도 있어서 그때 페리를 타면 10분이면 올 거리를 두시간이 걸릴수도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한겨울에 퀘벡여행 가시는분들은 그 점 미리 유의하시길 바래요.

- 올드퀘벡에 다시 도착해서는 파킹을 한후, 성곽을 둘러 걸어다녔어요. 올드퀘벡은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울의 남대문, 서대문 처럼 4개의 성문이 있어요. 시타델 (citadelle de quebec) 성벽은 프랑스군에 의해 처음 세워졌다가 1831년 영국군에 의해 완공 되었다고 해요. 영국군이 미국의 침략을 막기위해 지었다는데 지어지고나서 실제로 공격은 한번도 받지 않았다고 하네요. 성벽을 따라 걷다보면 대포와 포환을 많이 볼수 있어요. 성벽 안은 구시가지 이고, 성벽 바깥으로는 신시가지 에요.

- 저녁은 미리 예약을 해둔 aux anciens canadiens라는 퀘벡 전통음식점에 갔어요. 이곳은 퀘벡에서 제일 오래된 건물을 식당으로 만든곳 이에요. 전 여기서 전날처럼 또 전통 미트파이를 먹었고 남편은 duck confit salad를 먹었는데 이 오리고기 샐러드가 더 맛있었어요. 고풍스런 인테리어와 음식이 다 좋았던 식당이라 추천합니다.

- 저희가 간 10월초에는 올드퀘벡 도심에 단풍도 예뻤는데 제대로 단풍을 보려면 차를타고 좀 돌아다녀야 할거 같았어요. 같은 날 퀘벡에 도착했던 다른 관광객들 얘기로는 몬트리올에서 퀘벡으로 오는 길에 단풍이 마침 절정에 이르러 너무 예뻤다고 했어요. 사진을 보여주는데 샛노란 단풍이 정말 예쁘더라구요.

떠나는 날엔 가는길에 캐나다의 대표 패스트푸드 팀 호튼 (Tim horton)에 들려서 커피, 도넛, 그리고 크로아쌍을 먹었어요. 여기 베이글도 맛있다는데 아쉽게 못먹었네요. 커피와 빵 모두 맛있었습니다. 근데 주문받는 아주머니가 프랑스어만 하고 영어를 못알아들어서 다른 손님이 도와줬어요.

그리고 비버 테일즈가 캐나다를 대표하는 국민 간식 이라는데 못먹고 와서 아쉬워요. 튀긴 빵에 시럽을 뿌리고 각종토핑을 얹은거라는데 올드퀘벡에선 Queues de castor라는 식당에서도 구입할수 있대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와서 먹고 반한 간식 이라네요 ㅎㅎ

저는 여행을 가기전에 여행 블로그를 많이 읽고 갔었어요. 제가 설명드린 역사와 인포들은 모두 네이버 블로그 등에서 읽은거에요. 여행가시기 전에 구글에 "퀘벡 여행 블로그" 이렇게 치시면 많은 정보가 사진과 함께 나와서 미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거에요.

저희는 이번 퀘벡여행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서 다음에 언젠가는 눈이 올때 다시 와보자고 결심했어요. 못가본 식당들도 많고요 ㅎ 퀘벡이 가보니 특유의 낭만이 있는 곳이라 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지 이해가 됐어요. 너무 분위기있고 근사한 여행지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