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남편과 둘이 3박4일 메인주로 로드트립 다녀온 후기를 써보려 합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그리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 하버에서 포틀랜드 쪽을 향해 여행했습니다.

국경에서 201번 도로를 타고 바 하버 쪽으로 내려가는데 강을 낀 도로의 단풍이 정말 예뻤어요.

저희 남편은 이곳의 단풍이 버몬트주의 스토우 보다도 더 예뻤다고 할 정도로 빼어난 장관 이였습니다.

가는길에 잠깐 주유를 하러 Jackman마을에 들렸는데 마침 마을남성들이 샤냥을 마친후 갓 잡아온 무스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그렇게 가까이서 본 무스가 신기하면서도 여기에 자세하게 적을순 없지만 좀 잔인하다 싶을 정도의 광경이였어요.

메인주의 분위기는 보수적으로, 진보파인 버몬트주와는 정치적으로 딴판 이였습니다.

가까운 뉴잉글랜드 안에서도 이렇게 다르구나 싶었어요.

숙소는 바 하버 가까이에 있는 마을인 Trenton의 acadia gateway motel에서 이틀밤을, 그리고 York동네에 있는 anchorage inn에서 하룻밤을 잤습니다. 둘다 괜찮은 모텔이였는데 (저희는 백불대의 저렴한숙소를 선호합니다) 둘중 Anchorage inn이 꽤 맘에 드는 숙소였어요. York beach바로 앞에 위치해서 오션뷰가 예뻤고, 호텔처럼 깔끔하고 시설도 많았고, 인도어 수영장도 즐기실수 있어요. 

둘째날 아침일찍 바 하버에서 카페에 들려 빵과 커피를 사고 바로 acadia national park으로 갔습니다. 바하버와 국립공원 모두 관광객이 정말 많더군요. Sand beach 가까이에 파킹을 하고 둘러보는데 그렇게 푸르고 깨끗한 바닷가는 처음 봤어요. 왜 메인주가 바닷가재로 유명한지 알겠더라구요. 바닷가 구경을 마치고 바로 뒤에 있는 유명한 beehive trail을 강행 했습니다. 비교적 짧은코스지만 올라가는 길이 쉽지 않았어요. 중간쯤부터는 암석에 박힌 봉을 잡고 산을타야 했는데 길도 좁고 낭떠러지라 아찔했습니다. 하지만 바다와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이 멋졌고 올라가는 재미가 있는 하이킹 코스였어요. 하이킹을 다니면 종종 아이를 등에 업고 올라오는 부모들도 보는데 볼때마다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저는 그냥 올라가도 힘든데 말이에요.. 등산을 마치고 seal harbor로 드라이브 했습니다. 바닷가재 잡이 보트들이 많이 보이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 평화로웠어요. 오후에는 온라인으로 미리 구입한 cadillac summit road로 가서 산정상의 뷰를 360도 둘러봤습니다. 여기서 bar harbor 항구마을도 한눈에 내려다볼수 있었어요. 그리고 선셋이 올 무렵에 bass harbor head light에 갔는데 입구부터 차들이 막혀있어서 근처에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갔습니다. 도착하면 안쪽 파킹장을 중심으로 왼쪽, 오른쪽에 둘다 길이 있는데 왼쪽으로 가셔야 유명한 bass harbor 등대 이미지를 똑같이 보실수 있어요. 저희가 도착했을땐 마침 선셋풍경을 찍으려는 사진작가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모여있나 싶어서 거기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이곳이 미국에서 제일 포토제닉한 유명한 풍경이라 선셋을 놓칠수없어 이렇게 모여있다고 하더군요.  이 말에 저도 질세라 핸드폰 카메라를 ㅋㅋ 켜고 선셋을 기다렸습니다. 사진작가들 만큼은 아니여도 저도 꽤 예쁜 사진을 건질수 있었어요. (위 사진 괜찮쥬?^^) 전투적인? 사진촬영을 마친후 오는길에 미리 눈여겨봤던 cafe dry dock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한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줄이 있었지만 왠지 맛집같다는 생각에 저희도 한시간 기다린끝에 들어갈수 있었어요. 처음보는 haddock 이라는 요리가 유명하다던데 찾아보니 대구과의 생선이더라구요. 메인주에서 즐겨먹는 생선이래요. 각각 creamy haddock과 crispy haddock을 클램차우더랑 시켰는데 모두 너무 맛있었어요. 특히 이 식당의 뉴잉글랜드 클램차우더는 제 기준 Ivar's보다 더 맛있었다는.. ^^ 

셋째날엔 아침일찍 Belfast로 향했습니다. 전에 어떤 미씨님이 여기에 있는 영스랍스터 파운드 식당이 찐이라고 해주셔서 가보고 싶었거든요. 진짜 식당이 수산시장인지 식당인지 헷갈릴정도로 싱싱한 바닷가재들을 넣어두고 재빨리 요리해주는 곳 이였어요. 근데 왠지 아침부터 랍스터 한마리는 부담스럽고.. ㅎㅎ lobster stew를 한그릇 오더했습니다. 스몰컵에도 랍스터가 진짜 많이 들어있었고요, 가격은 꽤 나갔는데 랍스터 살이 많이 들어있어서 납득이 갔어요. 근데 살은 부드럽고 맛있었는데 국물이 호불호가 갈렸다는.. 저는 국물이 너무 밍밍했는데 남편은 너무 맛있었대요. 그렇게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맞은편의 Belfast downtown으로 갔습니다. 이번여행에서 버몬트 주 등 9개주를 돌아다녔는데요, 저희는 이중 메인주가 제일 좋았고, 메인주 안에서도 이 벨패스트 마을이 최고였어요. 한적한 작은 항구마을인데 아기자기하고 맛집도 많고 경치도 예뻐서 흡족스러운 여행지 였습니다. 점심은 Chase's daily라는 예쁜 식당에서 먹었는데 분위기, 음식, 서비스,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곳 이였어요. 이 동네엔 미국에서 제일 오래된 신발가게도 있는데요, 그런걸 보면서 아 여기가 뉴잉글랜드 맞지 싶었어요.

다음 행선지인 Camden으로 가던길에 windsor chairmakers라는 너무 예쁜 목공소와 쇼룸이 있길래 들렸습니다.  커스텀 핸드메이드 가구를 만드는 woodshop과 플로어샘플들을 둘러볼수 있는 쇼룸이 같이 있는곳 이였는데요, 생각보다? 많이 안비싸고 클래식한 핸드메이드 가구들이 진짜 예뻤어요. 주인장 말로는 코로나 이후로 주문이 밀려들어서 현재 2년을 기다려야 오더를 만들수 있고, 침대같은 큰 가구는 제작만도 일년이 걸린다고 했어요. 제가 지금 침대를 주문한다면 적어도 3년은 있어야 받는 셈이 되겠네요. ㅎㅎ 근데 나뭇결이 정말 예쁘고 실제로 앉아보면 진짜 편했어요. 마치 ergonomic 가구인것 처럼 인체공학적인 느낌이랄까요. 저희는 멀리 타주에 사는지라 어차피 쉽핑 때문에 안될거 같고.. ㅠ 운전해서 픽업하실수 있는 거리라면 여기 한번 들려보시길 추천해요. (다 완성 될때까지 디파짓 2백불 이상은 안받는대요.)

그리고 바로 도착한 Camden은 로맨틱하고 아기자기한 항구마을 이였는데요, 여기는 좀 더 관광객에 맞춤이 되어있는 곳 이였어요. 랍스터잡이 배 타보기, 보트 타고 구경하기 등등 관광객을 위한 여행상품들이 항구에 늘어져 있었고요, 기념품 샵도 많았지만 다른곳보다 비싼 느낌 이였어요. 바닷가마을에서 쉽게 볼수있는 부표 (buoy)를 사고싶었는데 여기선 50불이나 하더라구요. 다음날 York라는 다른마을에서 17불에 샀어요. ㅋㅋ

드라이브를 하다가 Wiscasset이라는 마을을 지나쳤는데 저희 일정에는 없던곳이라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그냥 지나쳐서 너무 아쉬운 동네였어요. 사람들이 줄지어있는 Red's eats라는 식당도 지나쳤는데요, 찾아보니 랍스터 살만 발라서 양념해주는 맛집이더라구요. 다음에 메인주 여행하시는분들 참고하시길 바래요.

저녁은 the lobster shack at two lights라고 바닷가 뷰가 좋은곳에서 식사했는데, 맛은 그냥 그랬어요.. 랍스터는 belfast의 young's lobster pound에서 먹는걸로.. 그래도 좋은 뷰를 보았으니 그걸로 만족하고 숙소가 있는 york beach로 향했습니다.

마지막날 아침에 York beach를 따라 걸었는데 분위기 좋은 바닷가 마을 이였고요, 여기도 역시 바닷물이 정말 깨끗하더라고요. 가까이의 Kennebunkport로 드라이브를 해서 부시 가문의 별장이라는 The Bush compound에 갔어요. 물론 들어갈수는 없고, 가까이서 보기만 하는건데 미국 전 대통령의 별장을 이렇게 직접 본다는게 좀 신기했어요. 하긴 백악관도 볼수는 있으니까.. ㅎㅎ 하여튼 이동네 집들이 단풍과 함께 제일 예뻤어요. 마치 잡지에 나오는 뉴잉글랜드 집들을 실제로 보는 느낌 이였달까요. 그리고나서 Kennebunkport 마을을 구경했는데요, 이동네 기념품샵에서도 진한 공화당 텃밭의 분위기를 느낄수 있었어요. 

다시 남쪽의 York동네에 가서 B&B lobster traps & buoys라는 곳에 들려 고대하던 부표를 샀습니다. 이곳은 Portsmouth의 어떤 가게 아주머니가 알려주신 곳인데 실제 어부들이 쓰던 부표와 랍스터트랩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수 있는 곳 이고요, 일하는 사람은 없고 벤모나 캐쉬 등 으로 돈을 내면되는 무인가게 였어요. 기념품으로 진짜 부표를 원하는 분들은 여기 추천해요. 

그리고 메인주를 떠나기 전 , 마지막으로 York에 있는 Stonewall kitchen factory에 들렸어요.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지만 jam통을 보면 아 이거 싶으실텐데, 잼과 드레싱 등 으로 유명한 브랜드에요. 본사가 메인주 York에 있어서 공장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할수 있어요. 키친도구나 재료에 관심이 많은분들은 좋아하실거에요.

메인주는 가을에 바다와 단풍을 한번에 즐기고싶은 분들께 아주 좋을 여행지 였고요, 하이킹과 랍스터도 덤으로 즐길수 있다는 점 ^^ 저희는 제일 기대 안했던 주 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일 좋았던 주 였습니다. 앞으로 메인주를 여행하실 미씨님들께 도움이 되었길 바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