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화요팀이 가을에 클립톤을 떠나 쉐난도아에서 단풍산행을 하고 싶다고 하여 날자를 잡아 놓은게 어제.

이제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새내기들이 세분이나 있고, 또한 모닥불 피우는 것을 인생 낙으로 사시는 분이 한분 있기에 쉬운 트레일과 불멍을 함께 할 수 있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하게 되었다.

이번에 간 트레일은 아팔래치안 트레일의 능선을 타면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트레일이며, 툭 터진 멋진 뷰를 볼수 있고, 산행후엔 모닥불을 피우며 피크닉을 할 수 있는 곳이니 가족들과 함께 한번 가 보시길 추천 한다.
장작은 미리 사갖고 가시길~

산행지 Pinnacles Picnic Area to Little Stony Man Overlook Via the Applachian Trail, 6.3mile out and back
난이도 Moderate

이번 산행일기는 화요팀의 6기, 맨끝 기수이자 나이로 볼때도 막내인 귀엽고 발랄한 인자님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오늘은 화요산행팀의 특별산행날!

일단 목적지를 Stony Man Mountain Summit (왕복 7.5마일)으로 계획, 하지만 중간 형편에 따라 Little Stony Man Overlook(왕복6.3마일)까지로 수위 조절 하자고 하고, 오전 7:30에 집결지인 센터빌에서 정확히 출발했다.

저질체력에 멀미까지 하는 나를 배려하여 선배님들이 선뜻 운전석 옆자리를 내주신다.

그뿐인가, 본인도 멀미 하면서 더 심한 나를 위해 자리를 양보한 하늘님은 야무지게 챙겨온 본인의 목베개까지 준다.

츤데레 룰루님은 흔들림 없는 안전 운전 중, 간간이 내 컨디션을 살피시며 똥꼬 땃땃 좌석 온도 조절과 함께 환기도 자주 해 주시고, 뒷 좌석에서는 주파수 두 세개로 겹쳐진 선배님들의 배꼽 빠지는 이야기, 창밖으론 아름다운 시골 풍경이 나를 멀미에서 저멀리 밀어낸다.

Warrenton 맥도날드에 들려 커피와 함께 맛난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는데 갑자기 차창에 가을비가 후두둑...

오!! 나의 첫 특별산행이 우중산행이라니!!!

전날밤, 일기예보에 따라 우천시를 대비 우중산행 준비를 철저히 했기에 걱정보다는 여유로움으로 비에 젖어가는 셰난도어 언저리 풍경을 즐긴다.

국도 211 선상에서 Shenandoah National Park, Thornton Gap Entrance(30$ per car)에 진입하면서 공원 입구에 있는 화장실을 한 번 이용하고 가면 좋다.

Pinnacles Picnic Area에도 화장실이 있지만 좀 더 쾌적한 화장실에서 시작하자는 룰루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꿀팁을 얼른 주워 담는다.

Picnic Area까지 가는 길에 경치 좋은 overlook이 몇 개 있어 잠깐 스탑하여 사진을 찍는다.

울긋불긋 가을 단풍이 절정인데다 구름까지 분위기있게 걸려있는 풍경에 꺄~~악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가을 단풍철에 맑은 날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이렇게 분위기 있게 비가 내리고 구름이 깔린 풍경도 마치 새로운 시공간에 들어온 것 같아 너무 좋다.

우리는 Hazel Mountain Overlook과 Jewell Hollow Overlook 두 군데를 들렀는데, 전자의 경우는 자연 그대로의 바위와 나무가 있어 사진을 찍으면 마치 등산 중에 촬영한 듯한 효과를 낼 수 있을 듯하다.

시간상, 컨디션상의 이유로 하이킹을 못하는 분들은 이 곳에서 멈추어 즐기시기를 추천한다.


드디어 산행시작점인 Pinnacles Picnic Area에 도착.

오는 동안 비가 오락가락했기에 레인스커트, 게이터, 방수점퍼, 우산 등 우중산행을 준비하여 떨리는 첫 특별산행을 시작했다.

날씨가 춥지는 않았지만, 비가 오기도 하고 나를 비롯한 새내기들을 고려, Little Stony Man Overlook까지만 하기로 하고 출발~

트레일은 하얀 페인트 표시와 파란 페인트 표시로 함께 시작하는데 오늘 우리는 하얀 페인트 표시(Applachian Trail)를 따라가는 거라 한다.

화요산행 막내로 합류한지 고작 3개월밖에 안된 나의 간단 총평을 하자면, 소림사에서 물 긷기만 수년간 하던 이가 갑자기 무림고수가 되어 나타나다거나, 중국집에서 양파까기만 3년에 온갖 중국 요리 비법을 터득하게 되는 현상이 나에게도 아주 살짝 나타났다고 할까. ^^

여름부터 가을이 완연해 질 때까지 매주 Clifton 산을 오르내리며 연습한 효과인지 중간 중간 비가 오다 그치고 오르 내리막이 반복적으로 이어지는데도 그럭저럭 대장님과 선배님들과 함께 보조를 맞출 수 있었다.

물론 산행 속도를 새내기들에게 맞추고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많이 주어서 컨디션 조절을 해주시는 대장님의 세심한 배려 없이는 이 근거없는 자신감이 가능이나 할까..^^

암튼 새로운 산 도전을 위해서는 동네 산과 트레일을 이용해 꾸준한 기본기 다지기가 매우 중요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능선길의 오른편에 펼쳐진 셰난도어의 단풍 풍경 위에 산 아래 마을에서 마치 일제히 밥하는 듯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구름이 낮게 깔린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바람이 불었다 멈췄다에 따라 산행기어를 교체하는 번거로움쯤은 경이로운 경치와 함께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얼마 전, 오른쪽으로 난 파란 페인트 표시(view point라 적혀 있음)로 조금 진행하면 멋진 바위들이 나타나고 거기에서 산하를 볼 수 있는 스팟이 있다.

우리는 여기서 일차로 맛뵈기 사진 촬영을 한 후, 다시 아팔래치안 트레일로 돌아와 걷기 시작한지 10여 분, 드디어 Little Stony Man Overlook.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 우리의 머리 위로 갑자기 구름이 걷히며 마치 조명이 켜지는 듯이 짠~하고 햇살이 비춘다.

무대에 서는 심정으로 Overlook에 올라서는 순간, 햇살, 구름, 파란하늘, 바람, 바위, 단풍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정신이 아찔할 정도다.

내가 바위를 딛고 서 있는 듯 구름을 타고 있는 듯~

절경을 보며 우리는 사진 찍기 놀이에 열중~
남는건 사진 뿐이라며...ㅎㅎ

Picnic Area로 무사히 귀환한 우리에게 남은 일정은, 하이킹에 버금가는 하잇라이트, 바베큐 파티와 불멍!

이곳은 Covered Shelter를 중심으로 사방에 피크닉 테이블과 워터 파운틴이 흩어져 있고 화장실도 있다.

워터 파운틴은 거의 작동하지 않았지만, 화장실 옆에 있는 펌프에서 물이 콸콸 잘 나온다.

우리가 집은 자리는 Covered Shelter로, 가운데 굴뚝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네 팀까지 불을 피울 수 있는 시설이 되어있다.

예약 필요없이 First Come, First Serve.

팀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삼겹살, 밥, 밑반찬과 후식, 그리고 모닥불 가에서 익어가는 옥수수와 고구마 향을 맡으며 화요산행팀의 특별 외전편이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아팔레치안 트레일을 종주하는듯한 차림새의 추워보이는 젊은이 한쌍에게 아직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는 우리의 모닥불을 넘겨주고 우리는 하산.

꼬불꼬불 내려오는 길에 Beech Spring Farm에 들러 맛난 로컬 꿀을 산다.

Centreville로 다시 돌아오는 길, 또 다시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린다.

가는 길에 비, 오는 길에 비.. 수미상관 비오는 날씨에도 안전 운행해 주신 룰루님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함께한 팀원들께는 잊지못할 오늘을 같이 해 주셔서 고마웠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한 멤버들에게는 아쉬움을 가지며 담 기회에 모두 함께 떠나보자는 맘으로 그들에게 헌정하는 일지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