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금요일): 남편과 아침일찍 워싱턴주 Port Angeles로 운전해서 갔습니다. 예전에 미리 ferry티켓을 안샀다가 조마조마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엔 사전에 표를 구입해놓고 유유자적 항구 구경도 했습니다. 운전해서 선착장에 도착하니 검색대에서 백신여부 등을 ArriveCAN에 등록을 해두었는지 물어봤던거 같아요. 맞다고 대답하고 차를 주차한후, 오피스에 들어가서 여권과 ArriveCAN을 보여주면 끝. 비행기를 안타서 그런건지 따로 PCR 테스트를 안받아도 되고 마스크도 의무가 아니라 한결 편한 여행이였어요. 배를 타고 90분 걸려서 빅토리아에 도착. 배에서 바라보는 캐나다 빅토리아의 첫 전경이 미국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이국적이더군요. ferry 안에서 이런저런 음식도 파는데 맥주는 강추, 하지만 수프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배에서 내려서 검색대에서는 간단한 질문들을 하더라구요. 왜 캐나다에 왔는지, 캐나다에서는 뭘 할 계획인지 등 몇가지 물어보고는 바로 빨리 끝내줬던거 같아요. 차를 빅토리아 다운타운에 주차한 후, 제일 먼저 fairmont empress hotel에 가서 안과 밖을 구경하고 티백 받침 등 기념품도 샀어요. 이 호텔이 에프터눈 티가 유명하던데 오후 3시에 끝나는거라 해보지못해 아쉬웠어요. 미리 시간을 맞춰 티타임을 예약하고 갔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호텔에 물어보니 예약을 못했더라도 보통 walk in도 조금 기다려서 들어갈때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티타임이 꽤 비싼지 기념품샵에서 티가 너무 비쌌다고 하소연하는 백인 아주머니도 만났습니다. 자신은 인당 60-70불 할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라구요. 

호텔에서 나와서 바로 옆 주의사당 건물에 가서 (위에 사진) 구경하고 그 앞에 있는 빅토리아 여왕 동상도 보고, 주의사당과 엠프레스 호텔을 끼고있는 Inner-Harbour를 감상했습니다. 이너하버는 야경이 더 예쁘다던데 아쉽게도 저희는 숙소가 빅토리아 다운타운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서 보지는 못했어요. 다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온다면 엠프레스호텔 하버뷰 룸으로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빅토리아 바닷가는 정말 예뻤구요, 왜 캐나다인들이 은퇴후 살고싶은곳으로 꼽는지 알것 같았어요.

빅토리아 다운타운은 생각보다도 더 작고 많은 상점들이 5시쯤에 문을 닫아서 볼수있는곳이 많지 않았어요. 캐나다 브랜드 Roots 옷가게 쇼핑을 못한것도 아쉽 ㅠ 기념품샵은 빅토리아보다는 밴쿠버에 있는 개스타운이 더 저렴했어요. 다운타운을 구경하다가 Irish Times라는 맥주집에 들어가서 라이브뮤직을 감상했습니다. 맥주가 그렇게 차갑진 않았지만, 캐나다에서 먹었던 음식은 모두 생각보다 너무 맛있었어요. 물가도 미국보다 많이 비싸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체감상 미국 대도시와 비슷했던거 같아요. 5% sur charge같은게 붙고, 거기에 택스랑 팁을 내야해요. 저희는 식당에서 보통 15%를 팁으로 냈는데, 보통 계산기를 손님에게 하도록 맡겨서 기계를 어떻게 쓰는지 잘 몰라 팁을 보이는대로 그냥 준적도 있어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계산해도 됩니다. 저처럼 괜히 쫄아서 마구마구 팁을 눌러대는 경우가 없길 바래요. ㅎ

숙소는 빅토리아 다운타운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howard johnson elklake로 했어요. 저희는 고급숙소를 중요시하는 여행객은 아니라서 리뷰가 좋은 모텔로 골랐습니다. 미국에서 여행할때 가끔 모텔을 잘못고르면 정말 지옥을 경험하기에 ㅋ 잔뜩 긴장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깔끔하고 잘되어있는 숙소였어요. 이 숙소 근처엔 country grocer라고 마트가 있는데 거기에 파는 샐러드랑 wrap샌드위치가 진짜 맛있었어요. 그리고 캐나다, 특히 빅토리아는 사람들이 미국보다 (제 느낌상) 훨씬 친절했어요. 서비스업이라서 그냥 겉으로 친절한게 아니고 그냥 사람들이 정말 착하고 친절하고 해피해 보였어요. 물론 겨우 며칠 있었던 여행객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ㅎ

둘째날 (토요일): 아침 일찍 오픈시간에 맞춰 부차드 가든에 갔습니다. 계절마다 새로 꽃을 심는다던데 4월이라 그런지 튤립이 많이 있었고 아직 장미는 피지 않았더라구요. 미씨에 부차드가든이 남가주의 헌팅턴가든이나 데스칸소 가든과 비슷하다고 해서 큰 기대없이 갔는데 전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거 같아요. 일단 주위경관이 빽빽하게 산과 나무가 많고 공기도 좋으니 다르기도 했고, 좀 더 구경하기 편하게 landscape을 잘 만들어 놓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두시간만에 다 둘러보고 티타임을 가지러 가든 다이닝룸으로 갔습니다. 예약을 안해놔서 웨이팅리스트에 올려놓고 가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어요. 30분 기다리고 바로 연락이와서 운좋게 예약없이 티타임을 가질수 있었습니다. 빅토리아 엠프레스 호텔보다 저렴한 인당 45불.. 싼 가격은 아니지만 서비스와 음식, 티 모두 만족스러웠어요. 부차드가든 기념품샵에서도 티백 받침을 사고 2023년 달력도 샀어요.

부차드가든에서 나와 바로 또 배를 타러 항구로 향했습니다. 항구에는 이미 밴쿠버를 가려는 차들로 긴 줄이 있었고요, 미리 티켓을 구입한 덕에 긴 줄을 피해 다른줄에 세우고 기다렸습니다. 빅토리아에서 밴쿠버로 가는데에 배로 90분 걸렸고요, ferry 안이 아주 잘 되어 있었어요. 오락실, 공부실, 놀이터, 식당, 비즈니스 방, 기념품 샵 등 시애틀에서 많이 타던 ferry보다 좋더라구요. 캐나다여행에 대한 기대가 듬뿍 차오르면서 밴쿠버에 도착! 

도착후 바로 개스타운으로 갔습니다. 세계에 단 두개만 있다는 증기시계를 보러 가보니 이미 주변에 관광객들이 꽤 있었어요. 시계침이 실제 시간보다 몇분 더 빠르게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소리는 실제 시간에 맞춰서 울렸어요. 개스타운 기념품 샵에서 메이플쿠키를 사고 둘러보았습니다. 빅토리아나 부차드가든보다 메이플쿠키 등 여기가 더 저렴했어요. 그리고 캐나다 메이플쿠키는 트조꺼랑 차원이 다르게 맛있었어요. (캐나다 여행 안가더라도 아마존에서 두박스에 20불정도 하니 꼭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개스타운에서 di beppe라는 이탈리안 카페를 갔는데 커피가 진짜 맛있더라구요. 저녁은 근처 해산물 식당 Rodney's oyster house에 갔어요. 캐나다 전통음식 poutine과 홍합찜을 먹었는데 홍합이 그 작은 가짜홍합이 아니고 정말 크고 싱싱한 홍합으로 28불 이였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푸틴은 (이 발음이 맞대요) 감자튀김에 치즈커드랑 그레이비 얹은건데 그냥 괜찮았어요. ㅋ 캐나다에 왔으니 한번쯤 먹어보는 걸로 ㅎㅎ 식당에서 서버한테 밴쿠버 생활은 어떤지 관광객으로서 궁금하다 했더니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렌트비도 원베드가 2천 하던게 2400이 되었다고 너무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거기도 인플레로 서민들만 힘들구나 싶었어요.

밴쿠버 숙소는 캐필라노 브릿지 근처 모텔로 했는데 travelodge lions gate라고 침대는 편했지만 화장실은 별로 였어서 추천하진 않아요. 보통 숙소는 적어도 3 star 이상으로 하는편인데 밴쿠버는 정말 비싸더라구요.

셋째날 (일요일): 마지막날인 셋째날은 우여곡절이 좀 있었어요. 원래는 캐필라노 브릿지를 아침에 가려했지만 자연에 들어가는데 인당 60불에 파킹까지 좀 비싼듯 해서 패스하기로 하고 대신 아침에 스탠리 팍을 둘러봤어요. 스탠리 팍 길이 밴쿠버 경치를 쫙 둘러보기에 좋은 코스로 되어있더라구요. 스탠리 팍을 한바퀴 둘러본 후 딤섬을 먹어볼까 하고 차이나타운을 가려는데 마침 밴쿠버 마라톤 날이라고 너무 트래픽이 심한거에요. ㅠ 그리고 나중에 안거지만 밴쿠버의 차이나타운은 홈리스들이 많은곳이라 조심해야하는 동네 였어요. 그래서 다운타운을 겨우 빠져나와 그랜빌 아일랜드에 갔어요. 저희 남편은 그랜빌 아일랜드가 제일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안에 상점들은 미국의 파머스마켓 같은 느낌이였는데 밖으로 나오면 도시의 빌딩숲에 바다가 껴있는 뷰가 인상적 이였어요. 주민들이 카약킹하고 자전거타고 풍요로운 밴쿠버 주말이 느껴졌는데 근처 복덕방에 붙여져있는 리스팅을 보니 밴쿠버 집값이 스타팅이 백만불에 다 몇밀씩 하더군요. 그랜빌 아일랜드 에서는 독일식 소세지 핫도그랑 Lee's 도넛이 둘다 진짜 맛있었어요. 저희는 거기서 pink sprinkled 되어있는 old fashioned style 도넛을 추천합니다.

오후 세시쯤 여행을 마치고 미국 국경으로 갔어요. 밴쿠버에서 국경까지 40분정도 별로 안걸렸지만 검색대에서 오래 기다렸어요. 저희는 시민권, 영주권인데 특별히 별거 물어보진 않더라구요. 그냥 언제 캐나다에 왔는지, 왜 왔는지, 씨앗이나 과일을 가져가는거 없는지 그런것만 물어보고 바로 패스했습니다.

총 여행비용은 두명이서 2박3일에 배값, 개스비, 숙박비, 음식, 쇼핑 등 다해서 한 천불 쓴거 같아요.

별거없는 짧은 여행이였지만 앞으로 여행하실분들에게 제 여행담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