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알마이신 언덕 위에 서 있는 신비의 궁전 알람브라, 벌써 추억이 된 그곳을 되돌아보니 어느새 잃어버린 고향이라도 된듯 다시 찾아가야할 곳처럼 그곳을 그리워한다.

크게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된 알람브라궁전은 가장 전망 좋은 요새인 알 카사바, 아라베스크 양식의 꽃인 나스르 궁전, 아름다운 정원과 분수의 헤네랄리페, 스페인 르네상스 시기의 건물인 카를로스 5세 궁전과 산타 마리아 성당과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교도의 상징이 빼곡한 알람브라 궁전을 기독교 세력의 스페인 왕들이 개조해서 왕궁으로 쓰려는 계획도 있었지만 흐지부지되고 그 후 전쟁과 지진의 피해를 입었던 왕궁은 방치되고 퇴락하게 되었다.

미국인 작가이자 외교관인 워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에 의해 1829년 알람브라의 이야기(Tales of the Alhambra) 가 출판되면서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원형을 찾기 위한 보수공사가 시작되었다.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알람브라 이야기

폐허가 된 궁전은 잡초가 무성했고 허물어진 성벽과 담을 따라 걸으면 녹슬은 전설들이 하나씩 피어오르던 200년 전 잊혀져가던 궁전에서 지내던 워싱턴 어빙의 역사에 환상을 입힌 마술적인 스토리텔링.

스페인 전역에서 아랍의 유적들이 소리소문 없이 파괴되고 있는 와중에 쓰여진 이 책 ‘알람브라의 이야기’(Tales of the Alhambra)는 영어권 사람들에게 알람브라 궁전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후 알람브라는 전설적인 존재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그 덕분에 알람브라는 더 이상 파괴되지 않고 보존되고 새로 건축될 수 있었던 것이다.

노을지는 알람브라를 성 니콜라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볼 때 가슴이 벅차올라 숨을 몰아쉬었다.

그라나다의 나스르왕조 마지막 술탄 무함마드12세가 그라나다를 떠날 때 알람브라 궁전을 뒤돌아보며 눈물 흘렸다던 그 언덕이 이쯤이었을까.

전설적 기타리스트 프란시스코 타레가(Tarrega)의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흐느끼듯 물결치는 트레몰로 연주가 저녁 노을 붉어지는 하늘을 메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