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떠나는 여행 6, 후루가다(Hurughada)

첫날 새벽의 열기구투어를 시작으로 3일간의 룩소르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홍해의 아름다운 휴양지 후루가다(Hurghada)를 찾아왔다.

카이로, 아스완 그리고 룩소르에서는 아주 부지런히 알뜰하게도 다녔다.

갈라비야(Galabia)라는 이집트 전통의상을 입은 마부가 이끄는 마차를 타고 룩소르 시내를 다니며 신전들을 돌아보기도 했고 한국서 여행온 이들과 단체로 묶여 떠들며 웃어가며 다니기도 했다. 열흘간 실컷 눈에 담고 열심히 발로 뛰었으니 이쯤해서 아름다운 바닷가 후루가다에서는 멀리 시선을 던져놓고 푸르른 물빛에 몸과 마음을 푹 적시며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른 아침에 시작하는 Red Sea Cruise. 심심하지 않을 만큼의 인원이어서 붐비지 않아 좋았다. 따스한 햇빛과 살랑이는 바람이 어울려 낮잠을 몰아오던 Orange Bay에서의 나른한 꿈같은 낮잠의 시간. 토닥이는 파도를 발등으로 느끼며 한가롭게 걸었던 모래사장이 정말 다 내것만 같아서 좋았다.

이번 여행에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숨겨진 보석같은 홍해, 그 물빛을 두구두고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고 푸르고 맑고 부시게 밝은 물빛을 가진 홍해, 아름답지만 가슴 한켠이 아리는 홍해, 그 끝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아파하며 기도한다.

10일간의 이집트 여행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이었다. 기원전 5000년부터 현재까지 7000여년의 시간을 두루 살피는 여행이었으며 뜨거운 사막과 파아란 빛으로 위로하던 바다와 쓸쓸한 바위산과 복잡한 도시를 비행기와 기차와 오래 된 버스를 번갈아 타고다니던 공간여행이었다.

얼마나 많은 것을 보았던지 한꺼번에 본 너무 많은 것들이 정돈되지 않은 채 아직도 내 속에서 헤매다니고 있다.

어설피 만든 영상이지만 때때로 꺼내보며 이날들의 감격과 충격과 기쁨과 안타까움을 잊지 않으려 한다.

이제 모로코 카사블랑카로 향해 다시 카이로공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