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알카자바(Alcazaba), 피카소 박물관

세비야:메트로폴 파라솔

지중해와 대서양을 가르며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에 가로놓인 지브랄타 해협의 가장 짧은 거리는 14km이다. 그 짧은 거리의 경계를 넘어 다른 나라, 다른 대륙으로 날아왔다. 스페인 남부의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변의 도시 말라가에 도착했다. 파블로 피카소가 태어난 곳으로 피카소 박물관도 유명하다. 세비야, 코르도바와 그라나다를 잇는 기차와 버스가 있는 곳. 나도 이곳에서 세비야를 거쳐 그라나다로 갈 예정이다.

카를로스 5세의 알카자바는 궁전과 같은 요새다. 아침 9시에 여는 매표소,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내가 1등이다.

유럽과 아메리카, 필리핀까지 ‘태양이 지지않는 나라’로 불렸던 신성로마제국과 스페인제국의 광대한 영토와 막강한 힘을 가졌던 왕, 카를로스 5세. 여행 전 여러 유투브 영상으로 그의 출생과 죽음까지 다 공부했었는데 머리 속이 말갛다. 누구시더라…??

오래된 성을 쌓은 돌무더기들이 그런 건 몰라도 된다며 마음을 쓰다듬어 위로해주었다. 오래되어 바래고 무뎌진 빛깔이 마음을 만지듯 위로하는 것같아 나도 돌을 쓰다듬어보았다. 견뎌서 오늘 까지 남은 역사가 내 손에 잡혔다.

피카소박물관,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미술을 잘 모르는 내 눈에 피카소의 그림이란 너무도 어려워서 차라리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은 그림이었다. 그랬는데 여기서 피카소의 그림이 주는 편안함에 정신없이 매료되어 한참을 머물던 그림과 조각들이 있었다. 내가 좋아한 그림은 포근한 느낌이었는데 눈코입의 위치는 다른 유명한 그림들과는 달리 아주 정확히 제 위치에 있았다.

예전에 깊은 감동으로 보았던 영화 Cast Away 포스터를 이용해서 인테리어를 했던 이쁜 호텔, 말라가의 기억을 더욱 기쁘게 해준다.

말라가에서 기차를 타고 세비야로 향했다. 세비야까지는 3시간. 흔들리는 기차에서 졸다가 깨다가 하였는데 옆자리 앉은 스페인 아가씨가 졸던 나에게 내려야 할 곳을 친절히 알려주었다. 내릴 준비를 하는데 세비야 도착 안내방송이 나왔다.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스페인어 방송만 나왔다. 옆자리 아가씨 아니었으면 까딱하다 놓칠 뻔…

세비아 매트로폴 파라솔은 2011년에 완공된 세계최대규모의 목조건축물로 세비야 전경을 볼 수 있는 360도 전망대가 있다. 도시의 불빛과 구조물 자체의 조명으로 이루어진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세비야의 새로운 랜드마크이다. 지하층에는 로마와 무어인의 고대유적 박물관이 있다.

설렘 속에서 기다리던 스페인광장과 세비야 대성당 등 세비야 일정이 드디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