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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이야기

오스카의 윤여정씨 입담 Yunah Kim (kyeonah) 2021-4-30  09:05:04



오스카의 윤여정씨 입담

 

 


미나리를 두 번 보았다. 윤여정씨에겐 42개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윤여정씨의 그 정도 연기는 자주 본 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늘상 오스카 연기자상감의 열연을 시청하고 있었구나더불어 몇몇 배우가 떠올랐다. 한국엔 연기를 잘 하는 배우들이 꽤 많다.

 

윤여정씨는 연기 뿐 아니라 수상소감으로도 세계인의 주목을 샀다. 지난번 영국 아카데미상 수상소감에서 영국인을 snobbish라고 표현해 장안의 화제가 된 이후, 이번 미국 오스카상 수상소감에 대해서 CNN쇼스틸러’(장면을 훔쳤다는 찬사인 신스틸러의 패러디),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오스카 시상식의 수상연설 챔피언’, 워싱턴 포스트는 최고의 수상소감’… 이외에도 각종 매체에서 칭찬일색의 평가가 늘어진다


외국기자 회견장에서의 에피소드도 입방아에 올랐다. 브래드 피트의 냄새가 어땠냐는 한 여기자의 질문에, 의아한 표정이 되어서는 I didn’t smell him. 이라 말한 후, 분위기를 살려 I’m not a dog. 라는 입담으로 대답해서 말이다. 윤여정씨는 호명이 되어 무대에 서자마자 브레드 피트를 찾았고 제작자인 그를 촬영장에서 한번도 보지 못하고 드디어 이 곳에서 만났다는 의미로 finally 만나서 반갑다고 한 느낌이었는데 (제작비가 너무 적어서 무척 고생했다는 말을 토대로 든 내 생각^^), 외국 기자들은 윤여정씨가 팬으로서 고대하고 있던 브레드 피트를 만났다고 생각해 감회를 많이 물어본 게 아닐까란 추측과 더불어(다른 기자들도 많이 물어봤단다), 그 질문의 의도를 나쁘게 해석하기 보다는 영화에서 할머니한테 한국냄새가 난다고 한 손주의 말을 패러디해서 재미있게 질문했다는 추측을 지지하고 싶다. 윤여정씨의 대답에 유쾌하게 웃어제꼈던 기자를 해석하면 말이다. 어쩌면 미국냄새가 난다는 대답을 기대했을 지도… Whatever!!^^

 

인터뷰장면을 보는데 문득 윤여정씨의 아들들은 어머니가 참 자랑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 대해 별생각 없던 나도 윤여정씨가 좋아졌고 같은 한국인으로서 이렇게 자랑스러우니 말이다. 그럼 안 그래? 높은 장벽을 깨고 오스카상을 수상했는데? 라고 반문한다면 나는 고개를 젓는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화면 속 배우 표정에서 진짜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면 나는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그런 연기를 펼치는 참배우는 엄청? 많다. 그 중에서 상을 타고 못 타고는 “I am luckier than you…” 라던 윤여정씨의 말을 곱씹어보면 잘 알 수 있다.

 

윤여정씨가 좋아진 이유는 인터뷰 내내 그녀의 언어속에 담겼던 보석 같은 메시지와 철학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 세상이 피부색, 호모와 스트레이트, 남과 여등등으로 갈리는 것이 싫다고 했다. 그냥 모두 존중받을 생명체로서 충분한데 굳이 왜 갈라야 하냐고 했지(우주를 아우르는 통 큰 시각). 윤여정씨는 육십 넘어 사치스럽게 살자고 결심했는데 겉으로 보이는 사치 아니고 자신의 인생을 (남의 눈치나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꾸리며 살면 좋지 않냐고 했고, 미나리의 성공은 잘 쓴 대본 덕분이며(객관적 인지력과 겸손) 자신은 대본을 가져온 사람의 인성이 좋으면 작품을 선택한다고 했고(이익을 따지기보다 인간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가치관을 엿봄), 정이삭 감독은 모든 이를 존중하는 훌륭한 인품이라서 자식보다도 어리지만 존경한다 했으며(바른 가치관과 쿨함) 그가 한국인 종자로 태어나 미국교육을 받아서 세련된 한국인으로 탄생된 면모를 보면 희망이 보여 기쁘다고 했으며(통찰력), 인간이 홀로 완전할 수 없는데 서로 통합을 이루어 분쟁하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은 아름답지 않냐고 되뇌었다(성숙한 평화지향). 호수에 반사된 햇볕마냥 황홀히 반짝이는 말 중에서도 그녀를 더욱 돋보인 어록은


우리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맙시다. 최중(最中)만 되어도 되잖아요. 우리 모두 동등하게 살면 안되나요?” 였다


짧은 생을 살면서 엉뚱한 것을 추구하느라 경쟁하고 비교하고 실망하고 좌절을 느끼는 우리의 시간즐기며 성심을 다하다 가끔 좋은 결과를 인정받으면 그때 조금 더 행복하더라도, 평시 있는 것에 감사하며 단지 나답게 살면 이 세상은 얼마나 평온하고 인자하며 따뜻할까. 인생은 결국 행복하려고 사는 시간의 연속인데 말이다. 내가 중한만큼 남도 중한데 말이다.

 

수백 벌의 화려한 고가 드레스 협찬을 사양하며 자신은 눈에 띌 필요도 없고 화려하고 싶지도 않고 그저 나다운 옷을 입고 싶다 말했다는 윤여정씨. 단순한 입담이라 표현하기엔 말말마다 꽉 찬 생각, 깊이와 찐핵심을 확고히 품은 그녀의 철학때문에 어머니면 더 자랑스러울 것 같고 같은 민족이라서 나도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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